[경기] “이보다 더 궂을 수는…”
각종 단속 업무를 한데 모아놓은 최악의 ‘3D부서’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신설됐다. 성남시는 6일 분당구에 가로경관, 교통행정, 주차관리, 광고물관리팀 등 4개 팀으로 구성된 가로경관과를 신설했다고 밝혔다.
가로경관, 광고물관리는 이전 건축과 소속이었으며 교통행정, 주차관리는 건설과에 포함돼 있었다.
가로경관팀은 노점상 단속이 주업무이며, 광고물관리팀은 현수막 등 광고물의 설치와 철거를 도맡는다. 교통행정팀은 교통표지판 및 주차장 설치, 방치차량 처리 등을 담당한다. 주차관리팀은 불법 주정차 단속 등 교통단속 업무를 수행한다.
분당구 관계자는 “단속 업무의 효율을 위해 가로경관과를 신설한 것으로 안다”면서 “하지만 이들 업무 중 한 가지만 맡고 있어도 단속에 항의하며 불만을 표하는 민원인들과 담당 공무원들이 하루종일 목소리를 높이기 일쑤인데, 4개 업무가 모두 한 곳으로 모인다니 끔찍하다는 생각이 든다”고 말했다.
가로경관과에 소속된 한 공무원은 “현재 가로경관과로 발령받은 직원들은 내색은 안하지만 상당히 불만스러운 눈치”라면서 “본격적으로 업무가 시작되면 사무실 분위기는 그야말로 도떼기 시장을 방불케 할 것”이라고 우려했다.
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공무원들은 가로경관과가 ‘불친절 1순위’ 과로 점찍히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. “업무 특성상 외근이 잦고 민원인과 다투기 쉬운데 누가 다른 팀으로 걸려오는 전화 한 통화라도 선뜻 나서서 받으려 하겠느냐”는 것이다.
가로경관팀장을 지냈던 한 공무원은 “과거 노점상을 단속하다가 공무원 2명이 흉기에 찔려 중상을 당한 적도 있다”면서 “스트레스 때문에 직원들도 화를 참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부서를 모두 한 자리에 모아놓는 것이 과연 효율적일 수가 있겠는지 의문스럽다”고 말했다.
분당구 가로경관과는 7일 새벽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.
한국일보 / 이범구 기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