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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열문화

작성자 : 새소식 작성일 : 2005.05.17 21:12:50 조회수 : 865

[언중언]서열문화

우리나라 서열문화는 유별나다. 땅에 의존하는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기 때문이다.

우리 전통사회는 조상 대대로 한 마을에 살아온 정착도(定着度)가 강한 사회다.
정착사회가 안정을 유지하려면 위와 아래, 높고 낮은 서열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.

공부 잘하는 아이들이나 예쁜 여자들끼리는 친하지 않듯 평등해졌을 때 반발하고 불화하기에 정착도가 강한 사회일수록 서열이 발달하고 서열의식이 강해진다.

▼옛 조상들은 처음에 만나면 반상(班常)을 따진다. 종씨면 항렬을, 항렬이 같으면 나이를, 나이가 같으면 난 달을 따진다.

태어난 달과 날을 따져서라도 서열을 정해야 관계가 안정된다. 같은 피가 통하는 한 몸통도 배꼽 윗부위는 아랫부위보다 서열이 높다.

오른손은 왼손보다 서열이 높다. 그래서 갓을 쓰는 일은 전적으로 오른손 담당이요, 발 씻고 배설 뒤치다꺼리는 왼손 전담이다. 오른손과 왼손의 역할은 다르다.

▼최근 국세청장 인사에서 청장과 행시 동기생이 동반 퇴진하고 차장인사로 행시 선배 20여 명의 진퇴가 거론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.

비단 국세청뿐 아니라 검찰청 등 법조인사를 비롯, 공무원 인사에서 후배의 승진에는 동기나 선배가 퇴임하는 관행이 지배해 왔다.

후배에게 길을 터준다는 명분이지만 본인에게는 `잔인한 미덕'이다. 그러나 이는 구시대의 미덕이요, 없어져야 하는 관행이다.

미(美) 건국시대의 정신지도자 프랭클린은 유럽에서 신대륙에의 이민이 붐을 이루고 있을 때 이민조건을 이렇게 고시(告示)했다.

“신분이나 학벌·문벌에 위아래를 따지는 사람은 미국에 발붙일 수 없다. 무엇인가를 할 수 있으면서 서로 평등하게 공존할 수 있는 사람만이 미국에서 살 수 있다”고 했다.

▼정부는 2007년부터 1~3급 직급의 서열을 파괴하고 능력에 따라 하위직이 상위직을 팀원으로 둘 수 있도록 하는 팀제를 도입키로 했다.

종적 서열의식을 타파하고 횡적 평등의식으로 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시대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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